일본어 이야기
일본어 회화를 배우고, 받아일을 만들면서 알게 된 것을 적어요.

일본어로 말하다 막혀 본 적이 없는 게 문제예요
회의는 넘겼는데 그다음 회식에서 조용해져요. 면접에서 첫 질문은 잘 넘겼는데 꼬리 질문에서 막히고요. 상황은 달라 보여도 무너지는 데는 같아요. 준비한 문장이 떨어진 다음이에요.

내 일본어가 부끄러워서 말을 아끼는 분께
일본어로 대화하는 자리에서 말을 아끼게 만드는 걱정이 둘 있어요. 내 발음이 어색하다는 생각, 그리고 한국식 일본어가 튀어나올까 하는 걱정이요. 둘 다 겪어 봤는데 실제로 제 대화를 막은 건 그 둘이 아니라 말을 안 하고 넘긴 시간이었어요.

일본어 존댓말, 한국인은 절반 먹고 들어가요
"일본어는 존댓말 때문에 어려워요." 자주 듣는 말인데 반쯤 틀렸어요. 한국어에도 존댓말이 있어서, 일본어 존댓말의 절반은 우리가 이미 배워 둔 것이거든요. 어려운 건 나머지 절반이고, 그 절반이 어디인지 알면 갈 길이 훨씬 짧아져요.

애니 1,000시간 봐도 말이 안 나오는 이유
애니로 일본어 공부한 시간을 합치면 저는 1,000시간이 넘을 거예요. 지브리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게 됐고, 좋아하는 애니 대사를 받아 적을 수 있게 됐어요. 그리고 어느 날 일본인 거래처 담당자가 주말 뭐 했냐고 물었을 때, 집에서 애니 봤다는 한 문장을 못 만들어서 웃음으로 때웠어요.

업무 전화가 일본어의 최종 보스인 이유
일본어 좀 한다는 사람도 일본 거래처 전화가 울리면 잠깐 멈칫해요. 메일로는 유창한 사람이 전화만 오면 옆자리에 눈짓을 보내요. 한자 문화권이라 읽고 쓰는 쪽은 어떻게든 되는데, 전화가 유독 안 되는 거예요.